[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외모 대신 끼 무장 연예인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51분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 성형수술 붐(?)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데뷔 때부터 여기저기 고치는 몇몇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에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요즘엔 남자 연예인들이 자신의 부족한 외모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연예인으로는 고참 개그맨에 속하는 J씨. 약간 부족한 모습(?)이 그의 캐릭터였는데 최근 성형수술을 한 끝에 샤프한 얼굴로 다시 태어났다.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수술하기를 잘 했다"는 쪽.
여기에 임창정마저 얼굴에 손(?)을 댔다. 그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여드름 자국 때문에 피부 좋지 않기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연예인에 속했다.
그런데 그 역시 최근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운 피부로 탈바꿈했다. 그를 보면서 옛날에 있었던 일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영화계에 있다보면 후배나 친지로부터 연예인을 희망하는 사람을 소개받곤 한다. 그런데 한 번은 여드름 투성이인 고등학생이 찾아와서 연예인이 되겠다고 했다.
별로 장래성이 보이지 않아 "다른 길을 찾아보지?"라고 했더니, 대뜸 "여드름 투성이인 임창정도 가수가 되고 영화배우가 되는데 나라고 못 되라는 법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맞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가 잘 모르는 것이 바로 임창정의 `열정'이었다. 임창정에게 피부나 키는 컴플렉스에 속한다. 이런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은 무척 많다. 아니 거의 대다수 연예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우선 외국의 예를 살펴보면 키 150cm의 돌리 파튼과 그보다 작은 대니 드 비토가 있다. 제임스 딘 역시 할리우드 스타로서 부합되는 조건은 단 하나도 없었다. 작은 키, 왜소한 체격, 잔뜩 찌푸린 얼굴. 그래도 그는 최고의 스타가 됐다.
70년대 그를 흉내(?)내며 스타가 된 이덕화 역시 잘 생긴 얼굴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약간은 쉰 듯한 목소리는 당시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또 우리는 가수 김건모에 대한 별명을 부르면서 `연탄, 깜상'이라고 하지만 이런 별명이 그에게는 치명적인 상처였다.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의 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년생인 두 사람은 이 같은 별명 때문에 친구들과 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까만 얼굴, 툭 튀어나온 눈덩이, 두툼한 입술, 거기에 똥배가지 나왔지만 춤과 노래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박진영도 있다.
그가 발굴한 진주 역시 노래 실력만큼이나 개성있는 외모의 소유자다. 그녀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노래 실력과 그녀의 성실함일 것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의 외모 컴플렉스. 쉽게 생각하면 못생긴 얼굴(?)로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스타에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이 있기 마련이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