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미술관-이미지와 가상세계로의 여행'전 열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9일 15시 17분


현대사회는 이미지가 지배한다. TV나 영상, 컴퓨터 등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모습을 규정한다. 이미지의 시대다. 그런 현대사회의 특징을 미술의 시각에서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4일부터 14일까지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미지 미술관-이미지와 가상세계로의 여행'.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기획공모전의 올 세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층을 갖고 있다. 우선 현대사회의 이미지들을 재현하거나 거장들의 작품을 패러디한 전시작들이 하나. 여기에 전시작들을 모아놓은 미술관이 또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새로운 미술관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근우씨는 "미술관은 미술을 박제화했다. 또 미술과 대중의 거리가 멀어지게 만들었다. 기존 미술관의 역할을 반성하고, 관람객과 호흡하는 대중 속의 미술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전시회 취지에 걸맞게, 참여작가들은 30대 중반의 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대학 4학년생도 있다.

전시실은 두 개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제1전시실은 미술관 전시실 형태를 따르며, 제2전시실은 부대시설이다.

제1전시실 전시작 중에선 김창겸과 홍지연의 작품이 눈에 띈다. 김씨는 서구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홍씨는 미술사의 주요 인물들을 100여개의 인형으로 제작, 마치 완구점의 인형 판매대처럼 진열한다.

또 이상준은 오브제 조각을 통해 미술 작품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보여준다.

경원대 출신 그룹 수파니스트의 설치작품 `W.C artshop'도 색다르다. 아트숍을 화장실처럼 꾸몄다. 고급스러운 미술관 아트숍을 화장실이라는 일상 속의 장소로 바꿔놓은 것. 이곳에서 그들이 제작한 아트상품을 슈퍼마켓처럼 편안하고 친근하게 판매한다. 미술의 대중화란 주제를 담고 있다.

미디어 홈쇼핑, 휴게실, 사이버미술관, 퍼즐 등의 형태로 현대사회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전시회 첫날엔 `미술가와 제복'이란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02)760-4601∼5

[임정식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