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사리체프 국내국적 취득위한 귀화시험 합격
기사입력 2000년 02월 28일 23시 16분
러시아출신 `신의 손' 사리체프(40．안양 LG GK코치)가 한국인이 됐다.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지난 2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귀화시험을 치렀던 그는 커트라인인 60점을 아슬아슬하게 넘어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사리체프는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면서 "한국축구에 도움을 주고싶어 귀화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리체프의 귀화는 GK 부족에 시달리는 안양 구단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가 한국인이 되면 외국인 쿼터에 제한을 받지않고 플레잉코치로서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 사리체프는 니폼니시(러시아) 전 부천 SK 감독 통역을 맡았던 강창석씨를 특별 과외교사로 초빙,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시험준비를 해왔다.
3일만에 한글 자모음 및 간단한 읽기 쓰기를 마친 그는 복잡한 국어문법은 포기하고 암기위주의 `벼락치기' 공부에 들어갔다. `거북선은 이순신', `국보 1호는 남대문' 식으로 `기출 문제'를 달달 외면서 매일 모의시험을 치른 것.
사리체프는 귀화시험에서 `2002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한게 가장 뼈아팠다고 말했다. 정답은 월드컵축구대회였기 때문.
국내 최초의 러시아 용병인 사리체프는 지난 92년 일화 축구단에 스카우트됐다. 데뷔 첫해부터 0점대의 경이적인 실점률을 기록하며 `신의 손'으로 각광받은 그는 일화의 정규리그 3연패(93∼95년)에 크게 공헌했다. 지난 98년 현역 은퇴후 안양의 GK코치로서 본격적인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김 용 기자 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