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양우제 매니저 '쾌적한 공연 책임집니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4시 19분
예술의전당에 가면 거구(1m83, 78㎏)의 그를 만날 수 있다.
정장차림에 무전기를 들고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보디가드지만 얼굴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국내 최초의 공연장 전문 하우스매니저 양우제씨(29).
"아직 생소한 직업이죠. 무대 위에서 노래부르고 연주하는 것 빼고는 다 제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는 공연시작 5시간 전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 무대시설과 객석은 이상없는지, 소방-전기시설은 제대로 돼 있는지. 관객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그의 임무다. 배우나 공연자, 관객들에게 불편한 점이라도 생기면 제일 먼저 그에게 `호출'이 온다. 예술의전당의 `해결사'다.
"공연시간 1시간 전부터는 주변 도로교통상황까지 체크해야 합니다. 도로정체 때문에 관객들이 못 오시게 되면 곤란하거든요."
그만큼 `최전방'에서 관객들을 마주하는 그는 공연의 모든 것을 머리와 손 안에 넣고 발로 뛰어야 한다. 관객이 얼마 정도 드는 공연인지, 공연자의 수준은 어떤지, 관객들에게는 어떤 레퍼토리를 추천해야 하는지. 그래서 그의 승용차 CD 플레이어에는 항상 한 주간 공연의 레퍼토리들이 빼곡히 꽂혀 있다.
경기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 중이기도 한 양우제씨가 예술의전당에서 전문하우스매니저로서 활동하게 된 건 지난해 2월부터다. 공채시험에서 50:1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그의 꿈은?
"선진화된 공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죠. 고객에게 최고의 접대를 지향하는 호텔매니지먼트를 공연장 업무에 접목시키고자 합니다. 내년쯤엔 전문하우스매니저 업무를 소개하고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문화를 전하는 책을 써내고 싶습니다."
[이형석 기자 evol9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