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김선우] 보스턴 영파워 날마다 쑥쑥
기사입력 2000년 02월 21일 11시 54분
21일(한국시간) 레드삭스 스프링캠프의 첫날을 연 씩씩한 피칭. 포트마이어스 연습구장에서 잇달아 불펜 마운드에 오른 두 투수는 포수 루이스 로드리게스의 미트에 똑같이 8분씩 40여개의 공을 뿌려넣었다.
키워드는 `체인지업.' 곁에서 꼼꼼하게 피칭을 체크한 조 캐리건 레드삭스 투수코치가 연신 체인지업을 입에 올린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조진호는 올해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완성을 승부수로 삼는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도전 3년째. 타자를 확실하게 잡을 다양한 승부구의 필요성을 절감한 참이다. 큼직한 손가락으로 포심을 쥐어던지는 조진호의 체인지업은 첫날부터 캐리건 코치의 만족스런 표정을 끌어냈다. "묵직하게 힘이 실리고 스피드도 빼어나다"는 평.
김선우의 체인지업은 지미 윌리엄스감독과 캐리건코치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구질. 세째와 네째손가락을 붙여 잡는 독특한 그립이 눈길을 끄는데 "끝을 잡아채는 형태라 타자들이 속기 쉬운 구질"이라는 코치진의 평이다.
레드삭스는 마운드의 `영파워'가 유난히 드센 팀. 조진호 김선우에 이어 던진 토모카즈 오카까지 동양계 차세대들이 치열하게 자리를 다투고 있다.
"첫해 불쑥 메이저리그에 올리는 등 팀이 보채는 바람에 (조)진호를 힘들게 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는 캐리건 코치는 어려움속에서 조진호가 더 튼튼하게 성장했음을 믿는다. 한국계 투수들에 거는 기대가 각별한 그는 "진호를 키운 경험을 살려 써니(김선우의 애칭)를 더 천천히, 더 확실한 메이저리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