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사장단 첫대면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23시 25분
난마처럼 얽혀있던 선수협문제가 실마리를 찾을 기미다. 선수협 집행부 7명은 17일 처음으로 이사회 구성원인 구단사장들과 면담을 가졌다. 선수협회장 송진우를 비롯해 강병규 박정태 마해영 김재현 양준혁 최태원 등 선수 7명은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서 한화 이남헌사장과 두산 강건구대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국사무총장을 만났다.
2시간여의 토론끝에 양측은 "많은 오해가 풀렸다"며 희망섞인 발언을 했다. 이자리의 화두는 제도개선위원회 개설과 전체선수총회 시기 등 두가지였다.
▲제도개선위원회
선수협 선수들은 KBO와 구단, 선수, 원로야구인, 팬들이 참석하는 포괄적인 제도개선위원회를 당장 3월부터 발족시켜 현안들을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선수협은 제도개선위원회가 만들어지면 전체선수들의 동의를 묻는 총회를 올시즌이 끝나는 11월로 미룰수 있다고 양보안을 냈다. 당초 선수협주장은 3월 전체총회 개최였다.
이에 대해 KBO와 구단은 제도개선위원회 설립에는 동의하지만 구성원은 구단과 선수대표로 한정돼야 하며 3월보다는 11월에 전체총회와 같이 발족시키자고 맞섰다. 특히 11월에 구단의 입김이 배제된 총회개최를 약속하는 공증서를 써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총회시기
일단 선수협이 총회시기를 11월로 미룰수 있다는 양보안을 제시함으로써 구단측이 주장해온 `시즌후 총회안'과 일직선상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선수협은 `선 제도개선위원회 설립'을 외치고 있고, 구단들은 시즌이 끝난뒤 모든 것을 재논의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구단은 아직 현 선수협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선수들은 해체는 있을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근본적인 인식차이는 그대로인 셈이다.
이날 면담은 선수협 소속선수들이 구단주총회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기습방문, 박용오총재를 만날 것을 요구해 극적으로 성사됐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