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 적당히 야하면 밤이 즐겁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4시 17분
시트콤의 생명은 대본과 타이밍에 있다.
똑같은 대사라도 0.1초 늦거나 빠름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는 것이 시트콤. 그런 의미에서 14일 처음 전파를 탄 MBC TV `세친구'는 오랜만에 제대로 만든 시트콤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첫회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고교 동창이며 서서히 노총각으로 접어들고 있는 정신과 의사 정웅인, 헬스클럽 총무 윤다훈, 백수 박상면을 중심으로 한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무난한 전개를 보였다.
기존의 MBC TV `남자셋 여자셋' `점프' 등이 10대 취향의 다소 `어린' 연기자들을 주연으로 기용한 데서 비롯된 `학예회' 풍의 분위기를 이어온데 비해 `세친구'의 강점은 30대의 숙련된 연기자들을 기용, 원숙한 호흡을 보여준데 있다.
특히 정웅인이 환자를 상대로 굳이 `정신과'가 아닌 `신경정신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디테일에 세심한 배려를 한 점도 기존의 시트콤과는 차별화되는 장면.
심야시간대에 포진, 설수진 우희진 등 미녀 탤런트들을 게스트로 등장시켜 `성 문제'에 대해 가벼운 터치를 한 점도 `성인용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물론 이 `성 문제'는 양날의 칼. 각종 시청자단체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세친구'에서의 성 표현이 `TV의 한계'를 넘는지를 감시하겠지만 첫회에서 보여준 선이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족 하나. `반효정 부띠끄' 사장의 동생이 왜 고교 졸업 앨범에는 `박'상면인지?
[송원섭 기자 fivec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