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베개 밑에 숨겨두고 모는 그림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3시 59분
참으로 아름다워라, 삿포로의 눈이여！
눈과 얼음이 넉달이나 있어서 동계스포츠가 많이 열리는 곳. 다시 말하지만 일본 삿포로의 눈은 실로 환상적였다.
아, 나 에로-가 이런 눈을 진작에 봤다면, 노벨상을 받고도 뭐가 심심했는지 자신을 살해(자살)한 작가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이상의 글을 썼을텐데…！
어쨌건 에로비안나이트는 `눈(雪)야그'보다 `에로(色)야그'가 사명에 부합(?)할 터.
삿포로의 한 선물가게서 원색적인 춘화도를 봤다. 그저 엉성한 그림였다. 그러나 놀랄 일은, 그 것이 아주 오래 전에 그려진 그림이었다는 것과, 보면 볼수록 무슨 음탕함보단 훌륭한 성지침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랬다. 그 그림을 `마쿠라에라' 불렀는데, 한자로는 `枕繪'(침회)라 썼다. '베개 밑에 숨겨 두고 보는 그림'이라는 뜻 아닌가！
일본의 어머니들이 시집가는 딸에게 이 마쿠에라를 슬그머니 넣어준 것인데, 그림이 적나라해서 이 보다 이해가 빠른 성백과사전은 없을 듯 싶었다.
우리는 어땠는가? 딸에게 하는 성교육은 아예 없었고, 새신랑일 경우, 집안의 아저씨가 물레방앗간으로 가서 절구공이가 아래를 찧는 모양을 보여 주는 것으로 `그 원리'를 간접 설명하는 정도.
요즘은 한국이나 일본 공히 결혼을 앞 둔 딸에게 특별히 성교육을 시키지 않은 줄 안다. 딸에게 줄 마쿠라에, 조카에게 보여줄 물레방앗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들 잘 하잖은가?！
-결혼을 앞 둔 딸(부끄럽다는 듯한 눈빛+목소리) "엄마, 나 결혼해두 우리만의 시간을 더 갖기 위해 아기는 천천히 가지려고 그러거든. 피임범 좀 알려줘잉~！"
엄마 "(왕내숭 삼가라는 목소리+눈빛)어쭈구리！ 그동안 하던 대로 해, 이 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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