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LG도 반대 표대결 가능성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5일 01시 35분
삼성 LG에 이어 SK가 지난 11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사회 결정이 오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는 구단주 총회를 통과하면 그만이지만 삼성과 LG의 반발이 거세 사상 초유의 표대결도 배제할 수 없다.
총회의 의결방법은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하면 가결된다. 박용오 KBO총재를 포함해 9명의 회원중 6명이 이사회에서 올린 `SK→수원 현대→서울, 보호선수 25명 이외의 1명 양도' 안건에 박수를 치면 끝이다.
그러나 반대 의사를 밝힌 삼성 LG의 방침에 2표가 동조한다면 반대가 4표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사회 결정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삼성과 LG는 겉으로는 "대세에 따르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원만한 해결을 표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표대결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구단은 이사회가 끝난 뒤 극단적인 표대결에 대비해 다른 구단과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누가 이사회 결정에 반대표를 던질까.
서울 입성을 노리는 현대와 시장성이 높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 이사회 결정을 주도한 박용오 총재와 두산은 확실히 찬성. 쌍방울은 한푼이라도 더 보상을 받기 위해 이사회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는 구단은 해태와 한화.
쌍방울이 떠나는 덕분에 전주를 되찾게 된 해태는 현대의 서울 입성이 달갑지는 않지만 프랜차이즈 보상금을 생각하면 못이기는체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주의 시장성 여부에 따라 막판에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화는 삼성 LG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동표. 연고지역에서 신생팀이 창단할만한 도시라면 천안과 청주가 있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 누구보다 순수한 도시연고제를 밀어붙여야할 입장. 이사회에선 대세를 따랐지만 총회에서 돌아설 명분은 충분히 있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