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봉주'아버지 영전에 영광 바칩니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23시 14분
"이 영광을 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
이봉주가 일본국립경기장을 한 바퀴 돌아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자 오인환 코치는 이달초 세상을 등진 아버지 생각에 목이 멨다.
경남 고성에서 이봉주와 함께 칼바람을 맞으며 하루 50㎞씩 뛰는 강훈련을 했던 오코치는 빈소도 제대로 못지킨 자책감과 벅찬 감격이 한꺼번에 밀려와 이봉주를 껴안고 통곡했다.
지난해 10월 이봉주가 팀 이탈 21일만에 복귀하자 코오롱은 일괄사표를 낼 것을 요구, 오코치를 비롯한 선수 8명 전원의 집단이탈로 이어져 코오롱사단이 와해되는 원인이 됐다.
배문고와 용인대에서 무명의 선수생활을 했던 오코치는 "지방 여관을 전전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질듯 했다"며 "더 열심히 공부해 한국마라톤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