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선수협 문제 해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23시 18분
최근 시민단체의 중재로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선수협 사태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10일밤 MBC_TV `정운영의 100분 토론'에서 패널로 참석한 이상일사무차장이 "친목단체라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노조같은 행동을 했다"고 공박하면서 "비밀리에 일을 꾸미고, 서명활동을 벌였으며, 선수를 강제납치했다"고 발언했다. 이 말의 파장은 엄청났다.
11일 KBO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항의방문을 받았다. 이차장의 발언이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발언이었다는 주장. 이 과정에서 지난 9일 프로야구참여를 공식발표한 SK의 연고지를 결정하려던 정기이사회가 일시중지됐다. 프로야구 19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KBO는 공식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했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양대노총이 공히 향후 선수협 실체를 인정하고 성실한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확대된 것이다. 이쯤에서 KBO와 선수협 모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야구계 스스로 선수협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흔들릴 수 없지만 어떻게 결말이 나든 모든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프로야구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선수모임체 결성여부라는 작은 의미는 떠난 셈이다.
몇몇 선수들이 모였을때 가볍게 생각했던 구단이나 KBO도 더이상 작은 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선수협 역시 일이 눈덩이처럼 커져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제 프로야구팬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양측의 좀더 나은 협상결과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