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스미스가 핸드폰 끼고 사는 까닭은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13시 18분
"핸드폰이 울리면 곧장 아내 곁으로 날아간다."
미국 애리조나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삼성의 외국인 선수 스미스가 배트보다 핸드폰을 더 끼고 살아 주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제이(통역 김주엽씨의 영어 이름)!, 핸드폰 좀 가지고 있어. 전화오면 나에게 빨리 알려주고."
날씬한 몸매로 전지훈련장에 나타나 동료들을 놀라게 했던 스미스. 이번엔 한국에서 뛰던 지난 1년동안 쓰지 않았던 핸드폰을 `보물'처럼 모시고 다니고 있는 것.
한국에 들어오는 3월이면 무용지물이 되는 `1개월용' 핸드폰을 구태여 장만한 이유는 뭘까?
임신한 아내 킴 스미스의 출산예정일이 2월21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내가 산통을 느끼면 곧바로 핸드폰으로 비상연락을 하기로 했단다. 핸드폰이 바로 둘간의 핫라인인 셈. 전화벨이 울리면 만사 제껴놓고 아내가 있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미국 땅덩어리를 가로질러 날아갈 태세다.
태어날 아기는 사내아이. 야구를 시키겠냐는 질문에 "너무 힘든 운동이라 시키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출산을 앞둔터라 아내 이야기만하면 걱정스런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스미스. "아내와 아기가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고개를 아내가 있는 동쪽 하늘로 돌린다. 출산을 앞둔 `예비아빠'의 마음은 동서고금이 모두 마찬가지인가 보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김세훈 특파원 sh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