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소득없는 말잔치로 끝난 TV토론회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11시 33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KBO를 지킨 이차장은 해박한 지식과 생생한 논리로 전반을 제압했고, 이차장의 `노조실언'을 계기로 고삐를 되잡은 선수협측은 당당한 마무리에 성공했다는 평.
어차피 대화의 장이라기 보다는 논리싸움판. 토론을 지켜본 야구인들은 도리질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대화를 하더라도 `글쎄'다. 상조회 연합이 아닌 선수협의회를 만든다는데 KBO측은 또 소모적인 `상조회장 대표성' 논쟁을 들고 나와 힘을 뺐다. "미-일 프로야구는 시장규모에서 근 세자리수 곱절의 차이"라는 반론을 듣고도 선수협측은 고집스레 외국타령이었다. 덕분에 정작 왜, 어떻게 선수협을 해야하나는 따지지 못했고, 남의 야구판과 비교하며 서로 비참해지느라 우리 야구판이 허용할수 있는 선수협의 성격과 범위는 토론하지 못했다.
"선수들 주장에 일리있는 부분은 적극 검토하겠다"(이차장) "팬들에게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강병규) 그나마 팬들의 답답증을 풀어준 양측의 마무리 멘트.
아쉬운대로 `제말'들은 풀어놓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상대의 말을 듣고 갔느냐다. 대화의 반은 귀로 하니까.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