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인터뷰] '조상님이 지켜주시니 항상 든든'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2시 47분
할아버지에 이어 외할머니 상을 당했던 LA 다저스 박찬호(27)가 스프링캠프를 10일 앞두고 9일(이하 한국시간) LA에 도착했다. 다소 시무룩하고 어두운 표정인 박찬호는 아직도 슬픔에 젖은 듯 낮은 목소리로 취재진들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자신을 걱정하는 팬들에게 선전을 다짐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연이어 상을 당해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상중에 밥도 제대로 못먹고 일해서 약간 피곤했었다. 하지만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할머니께서 몇달동안 편찮으셔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돌아가시니 안타깝고 슬프고 서운하고 죄송하다.
－이번 일로 인생이나 야구에 대해 새로운 느낌 같은 것이 있었는가.
▲부모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내가 대학 2학년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모셨던 산에 외할머니를 합장했다. 주변에서 산소자리가 좋다고들 이야기하신다. 조상님께서 항상 나를 지켜주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피로하지 않나.
▲정신적으로 피로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한 빨리 털고 일어나겠다. 제주도에서 훈련을 충분히 해 몸상태는 괜찮다.
－앞으로 일정은.
▲내일(10일)과 12일 팀 자율훈련에 합류, 불펜피칭을 할 예정이다. 18일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베로비치로 떠난다.
[LA＝김세훈 특파원 shkim＠sp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