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화재 '싹쓸이 스카우트' 의 교훈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13시 20분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 무엇을 얻었나.
삼성화재가 슈퍼리그 1,2차 대회에서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등에 잇달아 패하면서 삼성화재의 싹쓸이 스카우트에 대한 `중간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지난해 내내 남자 실업배구의 발목을 붙잡았던 삼성화재의 선수 독식은 결국 `판만 깨뜨리고 실익이 없었다'는 것. 삼성화재의 `무한욕심'이 배구판에 결과적으로 득이 되지 못한 것은 물론 `분란'만 조성했다는 평가다.
99년 배구계 최대 관심사였던 `남자 실업배구 파동'은 실업팀과 대학간의 드래프트 금액에 대한 이견으로 98년 12월 시행예정이던 드래프트가 무산되면서 비롯됐다.
결국 99년 초 삼성화재가 장병철 최태웅 등 대어급 선수 4명을 자유계약으로 스카우트하면서 실업팀간 갈등은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위기상황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삼성화재가 대학재학 중인 신선호마저 빼가는 볼썽사나운 스카우트를 하자 대학배구의 근간마저 흔들었다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다른 팀에서 `즉시전력화' 될 수 있는 선수들을 가로채기 식으로 스카우트 하는 것도 전술이라는 일부 옹호론에도 불구하고 도의상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우세했다.
감독, 코치는 물론 대표선수가 6명이나 돼 `대표 1,2진'으로 불리는 삼성화재가 슈퍼리그 2000에서 고전한 것은 주전들의 팀훈련 부족 탓도 있지만 `싹쓸이 무용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구단이 돈을 투자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동종업계 전체의 이익을 외면하는 싹쓸이식 스카우트는 더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화재의 과욕은 ▲배구계의 양분 ▲대학배구의 발전 저해 ▲슈퍼리그의 반쪽대회를 몰고 왔다는 게 많은 배구인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선수수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평가를 내리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azur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