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트리플 크라운
기사입력 2000년 02월 07일 13시 08분
경실련(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정개련(정치개혁시민연대) 총선시민연대 등 3개 시민단체의 낙천자 명단에 모두 포함된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100m, 2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딸때 3관왕이지 똑같은 종목인데 무슨 3관왕이냐"며 제발 3관왕 소리는 하지 말라는 보도가 있었다.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지금 `2관왕' `3관왕'이 기피단어이지만, 프로야구에서 3관왕(三冠王)은 최고의 칭호로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이라 불린다. 트리플 크라운은 원칙적으로 한시즌에 타율 홈런 타점 등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석권한 타자를 일컫는다. 투수의 경우 다승 방어율 탈삼진 1위 선수에게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 메이저 타이틀 1,2개에다 다른 부문의 타이틀을 보태 3개 부문 1위 선수를 3관왕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초창기인 84년 삼성 이만수(현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가 유일한 `진짜 3관왕'이다. 장타율 1위까지 오른 이만수는 그러나 이같은 대기록을 세우고도 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다승(27승)과 최다탈삼진(223개) 1위인 롯데 최동원에게 내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김영덕 감독이 타격 2위이던 롯데 재일동포 홍문종에게 고의4구를 지시하는 등 기록만들기에 대한 후유증 때문이었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내셔널리그에서 6명이 7차례, 아메리칸리그에서 8명이 9차례 등 14명이 16차례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1901년 시작된 양대리그 이전인 내셔널리그 시절인 1878년 폴 하인스(프로비던스 그레이 중견수)를 시작으로 두차례 있었고, 1967년 칼 야스트렘스키(보스턴)가 마지막으로 기록했다.
세인트 루이스의 로저스 혼스비(22, 25년)와 보스턴의 테드 윌리엄스(42, 47년)는 두차례씩 3관왕을 차지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6명이 10차례 기록했다. 단일리그때인 1938년 가을리그에서 나가시마(中島． 자이언츠)가 최초로 수립했고, 오치아이(落合．롯데)는 82, 85, 86년 3차례나 대기록의 주인공으로 빛났다.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타이틀인 트리플 크라운, 새천년에는 누가 영광의 첫 테이프를 끊을까.
[부국장 joy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