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한국축구 '3대고질병' 이젠 고치자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1시 46분
새천년 한국축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한국축구는 오는 9월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고 2002년 월드컵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 세계 강국들과 어깨를 겨뤄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종덕 본지해설위원과 신문선 MBC 해설위원, 김호곤 연세대 감독, 조광래 안양 LG감독을 통해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긴급 진단해봤다.
◆문전처리 미숙
전문가들은 문전처리 미숙의 가장 큰 원인으로 킥할 때 잘못된 발의 위치를 꼽았다. 대학시절까지 맨땅에서 볼을 찬 탓인지 볼의 밑부분을 차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들은 또 슈팅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킥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정종덕 본지해설위원은 "독일 등 유럽에서는 훈련시 슈팅연습에 우리보다 몇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서 "정확한 슈팅각도 등이 몸에 배야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라이커들의 공간 확보능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볼의 스피드와 방향을 정확히 파악해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레이메이커 부재
전문가들은 한국에는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체력, 패스능력,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 전문가들은 훌륭한 플레이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기경험이 풍부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지도자들의 작전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문선 MBC 해설위원은 "선수에 초점을 맞춰 작전을 짜야지, 경기의 틀을 짜놓고 선수들에게 특정한 능력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수비불안
수비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대형 수비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는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는 성장과정에서 대부분 공격수를 선호하기 때문에 쓸만한 수비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따른 결과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은 "축구인들 스스로 수비수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학부모들도 수비수 양성에 협조해야 한국축구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비수들이 맨투맨에만 익숙하고 또 세계축구의 흐름에 둔감한 것도 수비불안을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