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골드뱅크 '물먹이는 하마'
기사입력 2000년 01월 23일 14시 33분
`현주엽 효과'가 벌써 밑천을 드러낸걸까.
한때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던 골드뱅크가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상현과의 맞트레이드를 단행, `물찬 하마'를 영입하며 다른 팀들을 물먹였던 골드뱅크가 요즘엔 반대로 현주엽으로부터 물을 먹고 있다. 최강의 득점력을 자랑한다던 현주엽과 이버츠의 콤비플레이도 이젠 `유효기간'이 지난 듯한 인상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우선 요근래 현주엽의 모습에선 `태업 의혹'이 짙다. 지난 18일 여수에서 가진 기아전서는 몸도 풀지 않은채 벤치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팀내 위상에 불만을 품은 것. 졸지에 막내가 되면서 온갖 허드렛일을 떠맡게 된데 따른 불만이었다.
불만이 누적되다보니 감정컨트롤이 제대로 될리 없다. 22일 부천에서 벌어진 신세기전서는 경기중 사소한 시비에도 쉽게 흥분했고 벤치로 돌아가면서 광고판을 걷어차 관중들의 빈축을 샀다.
현주엽의 `몽니'가 심해질수록 팀성적은 급전직하. 빅딜 이후, 대학시절에 보여줬던 파워넘치는 골밑플레이를 되찾아 금방이라도 팀을 플레이오프 커트라인 안쪽으로 밀어넣을 기세였다. 하지만 최근 골드뱅크를 6강 후보로 꼽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상대팀들은 현주엽이 가세한 골드뱅크의 전술에 대한 분석을 이미 마친 상태. 현주엽 중심의 시스템이 읽히면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까지 덩달아 위축됐다.
골드뱅크는 어느새 하마 때문에 웃고, 우는 구단이 되고 말았다.
[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