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전훈] (5)광저우모습 - 곡예같은 교통체계 신기
기사입력 2000년 01월 23일 14시 22분
해태선수단이 광저우에 도착해 가장 신기해하는 것 중 하나가 교통 문제다. 신호와 건널목 보다는 그때그때의 상황이 더 중요하다. 갑작스런 유턴이나 곡예에 가까운 끼어들기는 기본. 교통경찰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행인들은 육교를 뻔히 놓아두고도 사거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가로 질러 다닌다.
중국은 물가가 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광저우에서는 그렇지도 않다. 맥주 한병이 23위안(元)으로 약 3200원이고 택시 기본요금은 7위안(980원). 대신 공사장 인부의 일당이 10위안(1400원)에 불과할 정도로 인건비가 싸다.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은 1500위안(21만원) 정도. 그런데 어떻게 1500위안 정도의 월급으로 23위안이나 되는 맥주를 사 마실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하경제가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이다.
같은 한자권이라고 해도 어휘의 사용이 우리와 많이 다른 탓에 헷갈리거나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무슨 술집이 저렇게 클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점(酒店)'은 호텔을 가르키는 말이다. 주가(酒家)는 음식점. `커쿠커라(可口可樂．코카콜라)' `마이탕로(麥堂勞．맥도널드)' 등 비슷한 발음의 한자를 빌어쓴 외국어 표기도 독특하다.
광저우에도 한국 사람들이 살고 있다. 유학생 100여명과 각 회사의 주재원이 50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 삼성 LG 등 낯익은 간판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라디오에서는 HOT나 젝스키스의 노래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조선족이나 북한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 각지에 퍼져있는 그들이 광저우로 모여드는 것은 가장 시장경제에 가까운 체제를 갖춘 탓에 큰 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전동희 기자 cance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