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세종문화회관서 MBC 신파극 `아버님 전상서' 무대 올라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58분



"아, 사랑을 쫓아 또다른 사랑을 버린 우리의 아버지∼."

구성진 변사의 해설이 감칠맛을 더하는 MBC 신파극 `아버님 전상서'(박진숙 작, 문석봉 연출)가 설시즌을 맞아 `아줌마 아저씨'들을 유혹한다.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SBS 악극과 더불어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추억상품'으로 자리를 굳힌 MBC 신파극은, 올해가 `불효자는 웁니다'(98년) `며느리 설움'(99년)에 이은 세번째 무대. 15일 개막하는 SBS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과 한판승부가 불가피하다.

`아버님 전상서'는 한 남자 의 기구한 삶이 기둥 줄거리. 월남전에서 돌아온 만제(이덕화)는 첫사랑 옥녀(노현희) 대신 부잣집 벙어리딸 순덕(심수봉)과 결혼한다. 이에 독이 오른 옥녀는 만제에게 접근하고, 만제는 그녀의 꼬임에 넘어가 순덕이 시집오면서 가져온 재산을 몽땅 싸들고 서울로 야반도주한다. 그러나 만제는 사기꾼의 꼬임에 넘어가 재산을 탕진하고, 옥녀는 만제를 배신해 버린다.

이야기의 흐름은 실컷 울고 웃는 여느 악극과 다를 바 없지만 비장의 카드가 있다. 바로 세종문화회관의 넓은 무대를 100% 활용하는 화려한 볼거리. 총소리가 요란한 월남전 장면, 전통 혼례식, 실감나는 탄광 폭파, 무희들의 화려한 춤이 유혹하는 카바레 장면 등이 곳곳에 포진해 흥미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문석봉은 "정통 악극에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한 신(新) 신파극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신파극 스타 이덕화를 비롯해 국민가수 심수봉이 벙어리 아내 순덕을 열연하고, 오정해가 만제의 딸로 등장한다. 또 최종원이 촐랭이 변사를 맡아 코믹한 해설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다. (02)368-1515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