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영화 '섬'에서 독특한 매력 과시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51분
아름답지만, 위험한 그녀가 찾아온다.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섬'(김기덕 감독－명필름 제작)의 여자주인공 서정. `눈물' `아쿠아레퀴엠' 등 단편 영화, `둘 하나 섹스' `박하사탕'이 출연 경력의 전부다. 우리에겐 아직 낯선 배우. 그러나 그녀의 덫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다.
뇌쇄적인 몸매, 핏줄이 다 비치는 투명한 피부. 청순함과 도발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묘한 캐릭터다. 치명적인 사랑을 나누는 희진역에 적역이다.
`섬'은 독특한 작품 세계를 자랑하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파란대문'에서 밑바닥 인생을 통해 인간 내면에 내재해 있는 파괴적인 모습을 그려온 그의 작품 세계가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야생여자와 도시의 삶에서 도피한 남자의 위험한 사랑이 기둥 줄거리. 서정이 맡은 희진은 세상과 격리된 듯한 낚시터의 주인으로, 낮엔 음식을 팔고 밤엔 몸을 팔면서 살아간다. 우연히 낚시터를 찾아온 현식(김유석)과 서로를 옭아매는 정사를 나눈다.
지난해 11월부터 촬영에 들어간 서정은 한달 반동안 촬영지인 경기도 안성 고삼 저수지에 머무르면서 매일 촬영을 했다. `원도 한도 없이' 고생을 하는 바람에 촬영 초기보다 6㎏ 정도 살이 빠졌다. 한겨울에 더러운 저수지 물에 빠지기를 수십차례.
"그래도 몸이 힘든 건 참을만 했다"는 서정은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과 몸짓으로만 의사를 표현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그러나 현재 후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기덕 감독은 대만족. "자신이 지닌 신비한 매력을 부각시킬 줄 아는 훌륭한 연기자"라며 "가능성이 많은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상희 기자 fro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