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영화인들의 술버릇 백태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40분
영화를 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개성 만큼이나 술버릇도 다양하다.
영화계 파워 1인자로 불리는 강우석 감독은 성격이 급한 편에 속하는데 술자리에서도 `속전속결'을 좋아한다.
때문에 강우석 감독은 술자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폭탄주를 제조해 계속 돌려마시다가, 술꾼에겐 `초저녁'이라고 할 수 있는 오후 10시쯤에 집에 가는 때가 많다. 술꾼들에겐 `술이 술을 마신다'는 말도 있지만, 취할라치면 어김없이 집에 가는 걸 보면 강우석 감독의 자제력은 정말 높이 살 만하다.
강제규 감독은 `게임파'다. 그는 술자리에서 거의 매번 게임을 하면서, `진 사람이 술 마시기'를 유도한다.
실제로 강제규 감독은 술자리에서 `게임의 왕'이기도 하다. 그가 즐기는 게임중의 하나가 `369게임'. 술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1부터 시작해 일련번호를 빠른 속도로 말해나가다가 3, 6. 9가 들어간 숫자에선 숫자 대신 박수를 치는 게임이다.
한마디로 머리 나쁜 사람은 계속 술먹기 쉽상인데, 나는 강제규 감독이 걸리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이 게임은 30이란 숫자를 넘어가면서 사람들을 더욱 헷갈리게 한다. 30은 박수 한번, 31도 박수 한번, 32 역시 박수 한번이지만, 33은 박수를 두번 쳐야 한다.
이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나는 강제규 감독이 나름대로 369게임에 일가견이 있다는 술꾼과 대결을 하다가 `66'이란 고난도 관문도 통과해 상대를 이기는 경우를 본 적 있다.
물론 강제규 감독은 `369게임'만 하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내면서 주변사람들이 게임에 싫증나지 않도록 배려(?) 한다.
영화배우 최민수는 노래파다. 그는 마이크를 잡은 후 흥이 나기 시작하면, 30분 동안 쉬지 않고 부르기도 한다. 그의 주 레퍼토리는 `호텔 캘리포니아' `쉬즈 곤' 등 목에 힘을 주어 불러야하는 팝명곡들과 록스타일의 가요.
여기서 더욱 기분이 좋아지면 가곡 `그리운 금강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