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할아버지 별세…훈련 중단 급거 귀국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3시 57분
`조금만 더 살아 계셨더라면…'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다저스)가 17일 급거 귀국했다.
박찬호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노환으로 충남 공주의료원에 입원중이던 할아버지 박효원옹이 향년 92세로 갑자기 작고하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동생 헌영씨(26)와 함께 17일 아시아나 201편으로 귀국했다.
박찬호는 지난 4일 할아버지가 입원한뒤 병문안을 위해 귀국준비를 서둘러오던 터라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박찬호는 16일 국제전화를 통해 아버지 박제근씨(57)로부터 부음을 접한뒤 눈물을 뿌리며 짐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준비된 차량을 타고 빈소가 차려진 공주 산성동 본가로 향했다. 장례는 4일장이며, 할머니 묘소가 있는 공주시 오곡동 선산에 합장된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
박찬호는 항상 할아버지를 정신적인 지주로 삼을 정도로 존경했다. 고 박효원옹은 작년 노구를 이끌고 손자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특히 고 박효원옹은 박찬호가 태어났을때 특별한 인물이 될것이라고 예언하며 돌림자를 따라 헌호라고 지었던 이름을 찬호로 바꾸기도 했었다.
고인은 또한 70대에도 쌀 한가마니를 거뜬히 짊어질 정도로 강건한 체력을 지녀 박찬호가 운동을 잘하는 것도 할아버지의 피를 받은 때문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해왔다.
박찬호는 장례를 치르고 비자 문제도 해결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출국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김우석 기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