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현주엽] 영원한 맞수 2년만의 결투
기사입력 2000년 01월 12일 14시 12분
인간이 만들어낸 드래프트란 제도는 그들에게 같은 유니폼을 입혔다.
위태로운 동거. 결국 신(神)은 그들을 다시 떼어놓았다. 정확히 21개월만이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그들에겐 훨씬 자연스럽다.
`공룡 센터' 서장훈(25．2m7．SK)과 `매직 히포' 현주엽(24．1m95．골드뱅크). 그들이 13일 여수 흥국체육관에서 2년여만에 다시 맞붙는다.
대학시절부터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그들이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시 갈라서자 호사가들 사이에선 말들이 쏟아졌다.
`둘이 자존심 대결을 하는 바람에 SK 숙소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더라'는 게 루머의 주내용.
그래서 그들의 이번 만남은 가히 `역사적'이라 할만 하다.
2위 현대의 끈질긴 추격을 받고 있는 서장훈의 SK로선 현주엽이 버틴 골드뱅크를 밟고 지나가야 할 판.
그러나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현주엽이 우악스런 파워로 몰아붙인다면 승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 현주엽을 내보낸 뒤 공@수 양면에서 서장훈의 책임이 커진 것도 부담이 된다.
빅딜 이후 매경기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골드뱅크의 늦바람을 주도하는 현주엽은 벌써부터 눈동자에 핏발이 서있다.
프로 세계에선 트레이드가 일상적이라지만 현주엽에겐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만큼 자존심의 상처도 컸던 것. 서장훈과의 이번 대결에서 꼭 이겨 SK 구단에 앙갚음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다.
여수 앞바다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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