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단종 유배길 따라 역사의 현장으로 '영월'
기사입력 2000년 01월 12일 14시 12분
"순백의 영월로 초대합니다."
매년 이맘 때면 강원도 영월의 얽히고 설킨 산들과 비단결 같은 냇물은 눈으로 하얗게 덮인다.
조선 제 6대 임금인 단종의 전설이 얽힌 영월에서 장릉, 청령포 등을 둘러본 후 `태백선 눈꽂열차'를 타는 관광 코스가 있다.
고을마다 역사와 전설이 화석처럼 깔려 있는 단종의 유배길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의 현장으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장릉은 즉위 3년만에 왕위에서 물러나 17살의 어린 나이에 사약을 받고 승하한 단종의 한이 서린 곳.
장릉 주위의 소나무들은 모두 능을 향해 절을 하듯 굽어있어 경이로움을 더한다.
장릉에서 영월역으로 가는 길에는 들러야 할 곳이 청령포다.
단종이 유배생활을 하던 곳으로 삼면이 깊은 강이고 뒤는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령포 근처에는 미술관 같이 멋진 건물의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맛과 메뉴는 평범하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의 점심식사를 즐길만 하다.
영월역 앞에 열리는 시골장(5, 9일장)은 열차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곳.
엿장수의 각설이 타령이 울려퍼지는 장터에는 복조리, 고무신 등 추억 속에 잊혀져 가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영월역에서 기차를 타면 태백역까지 1시간 20분이 걸린다.
기차 안에서 얼어붙은 폭포, 하얗게 눈옷을 입은 봉우리들을 바라보면 일상의 복잡함이 머리 속에서 눈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태백역에서 내려와 해질 무렵에 꼭 들러볼 만한 곳이 선돌이다.
선돌은 영월읍 입구 소나기재 정상에 위치한 높이 70@ 기암으로, 두 개의 암벽 사이로 푸른 강물과 평화로운 농촌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일출이나 일몰 때 암벽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주변 산자락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가는 길: 서울 청량리역에서 태백선(하루 5회 운행)을 타면 영월역까지 4시간이면 도착한다.
직접 운전을 한다면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남원주에서 중앙 고속도로로 빠진 후, 제천에서 영월로 들어가면 된다.
▲관광상품으로는 고산자 답사회가 서울에서 관광버스로 영월까지 간 후, 눈꽃열차를 이용하는 테마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732-5550
[영월＝이영주 기자 s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