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한-미-일의 프랜차이즈
기사입력 2000년 01월 10일 13시 43분
재계 4위의 SK가 제8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함으로서 재벌 빅4의 `프로야구 대충돌'이 볼만해졌다. SK는 쌍방울레이더스를 인수하든, 신생팀 자격으로 창단하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금을 내야하고 또 연고지에 대한 보상도 해야한다.
우선의 관심은 SK의 연고지다. SK는 고 최종건 창업주가 그룹의 터전을 마련한 수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연고지를 프랜차이즈(franchise)라고 한다. 프로야구단의 본거지(本據地)로, 이 도시에 대해서는 독점흥행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연고지는 프로야구단 경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프랜차이즈는 1876년에 창설된 내셔널리그 규약에 각 구단은 최소 7만5000명 이상의 도시를 프랜차이즈로 해야하고, 각 도시는 서로 5마일(8㎞)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처음 명시돼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지역권'으로 규정해 야구상의 모든 이익이 보호(보호지역)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는 30개팀이 모두 도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과 같이 도시 이름이 팀명앞에 붙어있는 철저한 도시 연고지제도다.
일본도 미국과 같은 도시 연고지제도이나 팀명칭은 초창기에는 도쿄 거인군, 나고야군 등으로 도시명을 앞세웠으나 신문사 철도 등 기업이 프로야구계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기업홍보를 위해서 주니치 드래곤즈,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 달리 광역 행정구역을 토대로 하는 연고지제도이다. 두산과 LG는 서울, 한화는 대전 충남 충북, 롯데는 부산 울산 경남, 현대는 인천 경기 강원, 삼성은 대구 경북, 해태는 광주 전남이 연고지이다.
한국프로야구가 단시간에 최고 인기종목으로 자리를 굳힐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광역 연고지제도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때문이다. 그러나 고향팀에 대한 응원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관중동원에 성공하는 등 순기능 못지않게 지역감정 조장 등 역기능의 많은 문제점도 노출시켰다.
새해부터는 KBO가 어떻게 연고지제도의 역기능을 해소하면서 순기능의 폭을 넓혀나가느냐가 프로야구 활성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국장 joy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