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선수선발 투명해져야 한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23시 57분
학부모는 자식을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돈을 대학감독에게 건네고, 감독은 이 돈을 우수선수 스카우트비로 사용한 뒤 일부는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는다.
그 가운데서 심판은 특정 팀과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다.
야구뿐만 아니라 국내 학원 스포츠 전반에 걸쳐 자행되고 있는 이같은 `검은 거래'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야구계에서도 이런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갖가지 제도를 마련하지만 비리가 끊이지 않는걸 보면 별다른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체육특기자 대학입학과 관련한 구조적 악의 사슬을 끊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일선 고교감독들은 대학과 학부모, 심판 그리고 대한야구협회까지 먹이사슬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원인이 분명히 있다면 해결책 또한 있게 마련.
학원 스포츠가 금품수수에 멍들수밖에 없는 근본적 요인은 대학의 성적 지상주의다.
대학이 톱랭크의 고교선수를 프로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돈을 뿌리지 않곤 불가능하다.
각 대학은 마치 운동부의 성적이 대학의 순위라도 되는 듯 우수선수를 스카우트하려는데 혈안이 돼 있으며 대학당국은 이를 묵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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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대학마다 있는 체육부에 일정액의 학교기금을 마련해 줘 스카우트 비용으로 쓴다면 돈의 지출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며, 감독 개인의 착복도 방지할 수 있다.
선수선발에 있어서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기록에 의존함과 동시에 교수들로 구성된 전형위원들의 채점표를 공개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대학의 그릇된 `엘리트 체육' 개념도 문제지만 학부모들의 과욕 또한 꼭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이다.
자식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해도 다른 학부모의 돈을 받고 대학에 보낸다면 자기 아들을 돈주고 대학에 판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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