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1000회 공연 눈앞
기사입력 2000년 01월 05일 15시 31분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1000회 공연을 향해 쾌속 질주하고 있다.
지난 94년 5월14일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던 `지하철 1호선'은 다음달 6일 대망의 1000회를 달성한다. 2년에 한번꼴로 무대에 올라 근 6년만에 마침내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1000회 공연은 우리 연극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 정확한 집계는 남아 있지 않지만 일인극 `품바'나 추송웅 주연의 `빨간 피터의 고백', 극단 하나의 `바쁘다 바빠' 등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이렇게 장기공연된 작품은 없었다. 만성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연극계로서는 드물게 만나는 경사.
독일 그립스 극단의 `LINIE 1'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지하철 1호선'은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한국남자 `제비'를 찾아 서울에 온 연변처녀 `선녀'가 하룻동안 지하철 1호선과 그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웃음과 눈물로 그리고 있다.
창녀와 노숙자,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공갈범, 잡상인, 사이비 전도사 등 온갖 소외된 인간군상들이 등장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다. 고통과 슬픔, 사랑과 욕망이 때로는 가슴 아프게,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진다.
`지하철 1호선'은 1000회 공연을 기념해 다양한 축하행사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지하철 1호선'을 거쳐갔던 설경구 이미옥 조련 권형준 서지영 등 30여명의 배우들이 단역을 맡아 현재 출연중인 김학준 이지은 방은주 등과 함께 기념공연을 펼친다. 또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자 뷔르거 하이만 등이 내한하고, 독일영화 `LINIE 1'이 동숭아트센터에서 특별상영된다. 기념행사의 사회는 1회 공연때 `걸래'를 열연했던 방은진이 맡는다.
김민기 대표는 "개관기념으로 올렸던 작품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며 "`모스키토' `의형제'와 더불어 학전의 고정 레퍼토리로 21세기에도 계속 공연될 것"이라고 말한다. (02)7638233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