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애나 앤 킹'] 고전 취향 관객 위한 대작
기사입력 2000년 01월 02일 16시 23분
할리우드는 `매트릭스'같은 첨단 테크놀로지의 영화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고전 취향'의 관객들을 위한 대작들도 심심치않게 만들어내고 있다.
앤디 테넌트 감독의 `애나 앤 킹'은 후자에 속하는 할리우드 대작이다. 첨단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스케일만으로도 스크린을 압도한다.
`애나 앤 킹'은 `애나'와 `킹'역을 맡은 두배우의 면면으로도 화제를 불러모을 만하다.
홍콩 느와르의 신화를 만들어냈고,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성공적인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윤발이 오늘날 태국의 모체가 된 사이암 왕국의 왕 역할을 맡았다.
또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두차례나 받았던, 출연작품마다 신뢰감을 주는 배우 조디 포스터가 사이암 왕실 자녀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 애나 역할이다.
영화는 19세기말 변혁기에 들어간 사이암 왕국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인간적인 교감을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려나간다. 또한 위기에 휩싸인 왕국을 왕의 용기와 가정교사의 지혜로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어드벤처 영화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만남을 그린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가 어쩔 수 없이 미국적인 시각에 치중됐던 것에 비하면 이 영화는 꽤 균형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 그래도 태국인의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인 모양이다.
태국의 심의위원회가 `내용이 심하게 왜곡돼 있고, 왕실제도를 조롱하거나 모욕하고 있어' `애나 앤 킹'의 상영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외신이 최근 전해졌다.(서울,동아,CGV강변11 등)
[안영준 기자 jun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