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이상열 - 모교 인창고 배구팀 조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6일 15시 41분
"마음의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배우는 자세로 가르치고 있어요."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90년대초 배구코트에 `오빠' 열풍을 몰고왔던 `삼손' 이상열（33）.
그는 지난 97년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합숙 훈련중'이다.
한때 틈만 나면 뛰쳐나가고 싶었던 모교 인창고 배구팀 합숙소의 문을 지키며 후배들의 땀냄새를 맡는 게 그의 일과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갈기머리를 잘라낸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코치 선생님'을 연상시킨다.
지난 3월 모교에서 배구코치 생활을 시작한 그가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정신 집중.
"요즘 후배들은 근성이 약한 것 같아요. 우리 때는 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는데…."
때문에 그는 서울 충정로 합숙소에서 후배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배구에 대한 집착력을 불어넣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경기대-LG화재를 거친 이상열은 지난 84년부터 93년까지 무려 10년 동안이나 남자배구 국가대표로 뛰었던 슈퍼스타 출신.
하지만 그는 현역 은퇴 후 2년여 동안 공백기를 거쳐야 했다. IMF체제로 인해 내핍경영에 들어간 실업팀들이 코치 수를 줄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때 해외 유학을 계획했던 그는 차제에 지도자 수업을 자청, 모교의 코치로 들어선 것.
연봉은 왕년의 명성과는 거리가 먼 1천500만원 수준.
"글쎄, 화려했던 선수시절 얘기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모교 후배들을 지도하는 것 만큼 값진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열은 "눈앞의 승부보다는 미래의 국가대표를 길러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