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특별글러브 사용 빈틈없는 수비 OK!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4시 31분
주니치 이종범(29)이 글러브를 바꿨다.
황금색에서 빨간 벽돌색으로. 얼기설기 꿰맨 끈이 유독 윗부분에 많아 보인다.
지난달 2일 개막 이후 계속 사용했던 `골든 글러브'를 버린 이유는 한가지. 수비를 잘하기 위해서다.
지난 93년 해태에 입단한 이래 6년만에 처음 만져보는 외야 글러브. 반뼘 정도 커 투박해 보이면서도 무겁다.
규정상 중량에는 제한이 없지만 조막만한(?) 유격수 글러브만 꼈던 이종범에겐 낯설게 느껴졌다.
용품 계약을 한 미즈노에 특별주문을 해 지난 12일 도착한 새 장갑은 `OK'.
두 겹의 가죽중 일부를 떼어내 고급재질의 천으로 씌웠다. 공이 닿는 안쪽을 제외한 윗부분에 대폭 손질을 했다.
실밥이 조금 많아졌지만 착용감은 내야용 글러브만큼 좋다는게 이종범의 첫 느낌.
"100∼200m은 준 것 같다. 손목이 밑으로 처지는 느낌이 없어졌다."
13일까지 실책 2개.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는 아직 기대만큼 큰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일 히로시마와의 개막전에는 바운드되는 볼을 옆으로 흘렸다.
또 25일 히로시마전에서는 치통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송구하는 순간 공을 빠트렸다.
타격감이 좋아진 5월에는 수비의 안정감도 동반 상승.
최근 니무라 외야수비코치로부터 `과외수업'을 받은 뒤에는 수비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멋진 수비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새 글러브에 담긴 이종범의 소망이 간절하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