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까다로운투수 1위 '이유 있었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홈런이 봇물처럼 터지는 전례없는 타고투저, 한국 프로야구에 에이스가 있을까.
현대 정민태（29）는 이 질문에 확실히 대답했다.
12일 인천 한화전. 정민태는 32명의 타자를 맞아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뺏어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까지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공은 팔팔하게 살아 움직였지만 투구수가 132개에 이르자 9회 김수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화 선발 이상목과 함께 `0'의 행진을 계속한 숨막힌 투수전.
아쉬운 타선 불발로 승리의 기쁨은 마무리 김수경에게 넘겼지만 `점수가 나지 않아도 재미있는' 야구의 색다른 맛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12일 현재 4승2패 1세이브, 방어율 2.41. 다승은 공동 4위, 방어율 3위, 탈삼진은 2위（51개）다.
많은 야구전문가들은 "작년에 이어 올시즌이 바로 정민태의 전성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MB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타자들이 꼽는 가장 까다로운 투수 1위'에 꼽힌 사실을 굳이 들추지 않아도 정민태는 한국 최고투수의 모습을 고루 갖췄다.
최고 153㎞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 올시즌 비장의 무기로 선택한 반포크볼, 날이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슬라이더, 영리함이 물씬 묻어나는 초슬로커브.
상대팀과 타자,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펼쳐지는 정민태의 투구쇼를 감상하다보면 야구의 매력이 열배로 늘어난다.
올시즌 9경기 등판. 아직 얼추 스무번은 더 감상할 기회가 남아있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