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서양작가 5인 '엘비스 궁중반점전' 열어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5시 20분
"자장면 먹으러 오세요. 엘비스 노래 들으러 오세요."
영국 현대미술의 산실로 알려진 런던대 골드스미스 컬리지 동창생 다섯명이 새로운 혼합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독일인 안드레아스 슐래겔, 이스라엘의 가이 바 아모츠, 홍콩출신의 캐나다인 리사 청, 네덜란드의 마이클 래데커, 한국인 정연두가 그 주인공.
30대 초중반의 다국적 작가인 이들은 14일부터 6월말까지 서울 신문로의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엘비스 궁중반점전(Gracelands Palace, Seoul)'을 펼친다.
특히 14일(오후 5시 30분부터), 15∼16일(오후 2시부터) 3일간 오프닝 행사에서 작업과 함께 퍼포먼스를 병행, 관객을 즐겁게 한다.
프랑크푸르트, 텔아비브에서 비슷한 전시 공연을 펼쳐, 인기를 모았던 이들은 미술관을 아예 중국음식점으로 만든다. 평소 요리가 취미인 서울대 조소과 출신의 정연두는 요리사로 나서 자장면을 대접하고, 리사청은 중국 의상에 롤러블레이드를 신은 웨이트리스로, 마이클 래데커는 록그룹 키스의 폴 스탠리 분장을 한 DJ로 동서양 음악을 믹싱한 짬뽕 음악을 들려준다. 또 가이 바 아모츠는 접시닦이를 맡는다. 요리퍼포먼스가 끝나면 안드레아스 슐래겔이 엘비스 모창가수로 등장, 관객들 사이를 누비며 엘비스 노래를 열창한다. 임근혜씨가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임의의 장소에서 `엘비스 궁중반점'이란 별종의 `혼성문화'를 재현해 국가, 인종의 경계를 넘어서 교차되고 융화되는 대중문화의 탈국가간 소통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포인트.
전시공간은 중국식당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식당구조물, 사진, 회화 등의 실내장식물, 대형 스피커를 통한 음악, 실제 음악으로 구성된다.
정연두는 문화적 불활실성과 정체성을 다룬 사진과 슬라이드 프로젝션을 선보이고, 안드레아스 슐래겔은 바 설치물과 다기능 조각을, 가이 바 아모츠는 가라오케 설치물과 사운드 조각 `불타는 사랑'을 출품한다. 마이클 래데커는 팝스타의 포즈만 떠놓고 얼굴은 관객이 그려넣는 가라오케 그림 `팝의 유령'을, 리사 청은 길거리 중국집 사진으로 전시와 실제를 연결한다. (02)737－7650
[이화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