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흑진주' 비너스시대 개막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09분
【로마＝외신종합】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흑진주 시대'를 활짝 열었다.
비너스는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99이탈리아오픈 테니스대회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자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2대0（6－4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15만달러의 우승상금과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로써 비너스는 올들어 WTA（세계여자테니스협회） 투어서 4개의 타이틀을 차지, 3개의 우승컵을 거머쥔 마르티나 힝기스를 밀어내고 올시즌 다관왕 단독 1위에 올랐다.
비너스는 또 지난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바클레이컵 대회에 이어 연속 우승, `클레이코트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인내심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클레이코트 경기.
비너스는 이번 경기를 통해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이 두가지 자질을 완벽하게 보완했다는 평을 들었다.
`소나기 스트로크'를 남발하는 모험을 하기 보다는 상대의 실수를 기다렸다가 적시에 `파워 스트로크' 한방을 날리는 안정된 플레이로 승리를 이끈 것.
경기 내내 모두 12개의 에이스를 잡아낸 것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올해 18세인 비너스는 그러나 첫세트에서 어수선한 주변 환경 때문에 24세의 피에르스를 맞아 다소 주춤하기도.
경기 도중 관중석에 벌떼가 날아들어 소동이 빚어지는 바람에 동요한 탓인지 두차례 연속 범실로 상대에게 세차례나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 주기도 했다.
"정말 짜릿한 경기였습니다. 제가 클레이코트 전문가가 됐다구요? 글쎄요. 전 그저 코트가 파란색이건 빨간색이건 신경쓰지 않고 이기려고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세계랭킹 5위의 비너스는 오는 25일 클레이코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 출전, 클레이코트 3연속 우승의 신화에 도전할 예정.
비너스는 지난해 이 대회 8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