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종업원-손님 함께 '홀딱쇼'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5시 53분
맥주 1박스 값으로 30만원만 내면 `나체 파티'를 벌여주는 요지경 술집들이 성업중이다.
서울 중구 신당동, 이른바 떡볶이 골목 근처에 있는 15∼20개의 허름한 술집들은 술값이 싸면서도 서비스가 화끈해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즐겨찾는 `2차 코스'다.
이곳 술집들은 맥주 한박스만 시키면 마른 안주가 공짜로 나오며, 별도의 팁을 주지 않아도 아가씨가 옆에 앉아 술을 따른다는 것이 최대 강점.
이중 일부 술집들은 손님들을 보다 많이 끌기 위해 `홀딱 벗기' 술자리까지 마다하지 않는 등 변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
한때 유행했던 주다야살（낮 다방, 밤 술집） 찻집의 오손도손한 분위기에다, `북창동 샤워 쇼'의 현란함을 섞어놓은 것이다.
이곳 술집들은 20대 아가씨들은 물론 30∼40대 중년 접대부까지 두고 있기 때문에 손님들이 취향대로 상대를 골라 술을 마실 수 있다고 꼬드긴다.
`허리케인 박' 등의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작은 홀에는 낡은 소파가 몇개 놓여 있고, 커텐으로 칸막이를 해놓았다.
공간이 비좁아 남자 3명이 앉기도 벅차 보이지만, 일단 술자리가 시작되면 손님들은 오히려 비좁은 자리가 고마울 뿐이다.
접대부 아가씨들이 거침없이 쏟아대는 음담패설과 은근한 유혹.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술자리의 하이라이트인 `홀딱 벗기'가 시작된다.
보통 `가위 바위 보'와 같은 게임에서 지는 사람이 옷을 벗게 되지만 몇차례 순번이 지나고 나면 결국 합석한 손님과 접대부 모두 나체가 된다.
이같은 `무릉도원' 분위기는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함께 간 동료의 벗은 몸을 봐야 한다는 쑥스러움도 없지 않지만, 술이 거나해진 상태여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
이같은 `은밀한' 술집들이 등장한 것은 이미 몇년전.
그동안 단골 술꾼들의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다가 IMF 이후부터 유명세를 탔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샐러리맨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일반 단란주점의 반 값임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여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늦게 가면 빈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다.
직장 동료와 함께 `홀딱 벗고마시기'를 했다는 김모씨（32）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발동이 걸려 이따금 찾긴 하지만, 술자리가 끝나면 기분이 황폐해진다"며, "변칙을 마다않는 업주와 윤리 불감증 손님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계면쩍어 했다.[기동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