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원]황태자서 산림감시요원으로 군복무중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4시 41분
`코트의 황태자'에서 `농군'으로.
우지원의 보직은 경기도 용인 백암면사무소 소속의 산림감시요원.
산불예방과 산림훼손 단속 등을 위해 관내 산봉우리를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거렸다.
그런 우지원이 요즘은 난생 처음 해보는 농사일에 매달리고 있다.
면에서 직접 관리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종일 모를 심은 묘판과 씨름하는게 주업무다.
대형 비닐하우스 세곳에 묘판만 해도 5천개에 이른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할때 까지 분무기를 이용해 정성껏 물을 주고 있다.
온상의 온도는 섭씨 30도를 훨씬 웃돌기 일쑤.
구석구석 빠짐없이 물을 뿌리다 보면 이마에는 팥알같은 땀방울이 맺히고 내의는 후줄근해 진다.
처음 묘판에 비료도 주고 볍씨도 뿌릴 때는 힘도 들고 가욋일에 시큰둥했던 게 사실.
하지만 어느새 7∼8㎝나 자라난 모를 바라보면 보람도 느끼고 여간 흐뭇할 수 없단다.
오는 10월 군복을 벗는 우지원은 제대 선물로 옥동자와 같은 쌀 한가마니를 약속받기도 해 더욱 힘을 내고 있다.
한편 밤에는 면사무소에서 10㎞ 떨어진 대우 연수원 체육관의 불을 밝힌다.
다음 시즌 코트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며 웨이트 트레이닝과 슈팅으로 한바탕 땀을 또 흘린다.
`주경야농（晝耕夜籠）'.
촌음까지 아껴쓰고 있는 우지원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