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시립미술관 초대관장 유준상씨
기사입력 1999년 05월 06일 14시 13분
88년 개관 이래 관장없이 서울시 공무원의 전시행정속에 제역할을 못해온 서울시립미술관이 개관 11년만에 초대 관장을 선임했다.
미술행정가겸 미술행정가겸 평론가로 활동해온 유준상씨（67．예술의 전당 전시예술감독）.
본인도 모르는 사이 관장 인선자문회의 추천에 의해 관장에 선임돼 깜짝 놀랐다는 그가 소감을 밝혔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산적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우선 2000년말 옮긴다는 서울대법원 자리의 새 미술관도 새로 짓도록 서울시장께 여쭐 생각입니다."
3일 서울시립미술관 초대관장에 임명된 유 신임관장은 지난 3일 개보수가 진행중인 구 서울대법원을 둘러 보곤 할말을 잊었다고 한다.
"1920년대 콩크리트 건물이에요. 콩크리트는 수명이 50년인데 낡아도 너무 낡았어요. 150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한다지만 철근구조와 내부 등이 너무 노화돼 아예 개보수비로 새로 짓는 쪽이 나아요. 그렇지 않으면 개보수후 몇년 후에 다시 짓는 우를 범하게 될 것으로 보여 걱정입니다."
미술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파리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한 유관장은 "상과출신인만큼 예술을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의 예산을 원조 받되 기업이나 개인 후원자로부터 기부를 받는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 서울시립미술관의 자립경영도 추구해갈 방침.
"일본 우에노 동경도미술관 시스템을 참고하겠다"는 유감독은 서울시립미술관이 1천만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 전시 인프라가 되도록 미술관학교 등도 생각하고 있다.
비록 천경자씨와 고 김정숙씨의 기증작품이 있지만, `좋은 작품'이 부족한 점, 연간 2억원이 채 안되는 예산 늘이기, 학예연구실의 독립성과 학예연구원 보충, 기획전시 마련 등 숙제가 줄을 잇고 있다.
예술의 전당 일을 마무리짓고 20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 출근할 예정. 임기는 3년이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