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로댕 신화 '지옥의 문' 서울서 펼쳐져
기사입력 1999년 05월 06일 14시 13분
한참 기다렸다. 20세기 근현대조각의 아버지 오귀스트 로댕（1841－1917）의 신화가 서울에서 펼쳐지는 데는 로댕갤러리가 완공되고서도 장장 열달이 걸렸다.
로댕의 역작인 `지옥의 문'이 이제야 서울에 입성한 까닭이다. 양도승인 5년만에 제자리를 찾은 `지옥의 문'은 `생각하는 사람' `입맞춤' 등의 독립된 상으로도 유명한 로댕 조각의 결정판.
파리, 필라델피아, 스탠포드, 취리히, 도쿄, 시즈오카에 이어 서울에 일곱번째로 영구소장되는 원본 브론즈 작품이다.
지난해 7월 `지옥의 문' 자리를 비우고 조용히 문을 열었던 로댕갤러리（서울 태평로 삼성플라자 1층）는 12일 정식 개관식을 갖고 14일부터 개관기념전을 열기로 했다.
`사랑과 열정의 서사시－로댕과 지옥의 문'전이란 명칭 아래 프랑스 로댕미술관과 공동기획으로 9월 12일까지 전시한다.
로댕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을 주제로 삼았다. 인간의 절망과 욕망, 관능, 공포 등을 200여개의 수많은 인물상을 통해 담았다.
`지옥의 문'은 원래 1880년 프랑스 정부의 의뢰로 장식미술관 문으로 제작한 것으로 높이만 6@가 넘는 대작. 로댕의 연인이자 제자인 카미유 클로델도 조수이 제작에 참여한 일화도 남아 있다. 그러나 정작 로댕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석고작품만 남긴 채 눈을 감았다.
결국 작품을 기증받은 프랑스 정부가 그의 사후 1929년 처음으로 청동으로 제작, 12개까지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정해 엄격한 선정과정을 거쳐 양도해주고 있다.
로댕전문가 브뤼노 무아나르가 직접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인간세계와 욕망' `에덴동산' `지옥과 저주' `작가의 아틀리에' 등 4개의 주제로 나뉘어 `지옥의 문'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출품작은 `지옥의 문'을 중심으로 `칼레의 시민' 외에 `지옥의 문' 관련 청동, 대리석, 석고, 드로잉, 사진 등 85점. 이중 삼성문화재단 소장품이 10점, 로댕미술관 소장품이 75점이다. （02）750－7839
[이화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