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왕초보 배터리 연패탈출 '한 건'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02시 30분
참 알수없는 게 야구다.
`당연히…'라는 예상이 딱 들어맞는 일이 흔치 않으니 말이다.
2일 잠실 두산전 한화의 선발은 이상열（22）.
지난달 19일 2군에 내려간뒤 30일 다시 엔트리에 등록된 중간계투요원이다.
한번의 선발승도 없고, 선발등판은 작년 6월21일 청주 LG전 이후 약 10개월만이다.
물론 구멍난 선발을 메우기 위한 대타다.
그리고는 이희수감독은 96년 데뷔후 한번도 선발출전을 못했던 심광호를 포수에 앉혔다.
심광호가 이상열과 천안 남산초등-천안북중-천안북일고 동기인 점을 감안, 호흡을 맞추기가 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쯤되면 관심은 `과연 이 배터리가 얼마나 버틸 것이냐'에 쏠릴수 밖에 없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이상열만한 중간계투가 없으니 5회 이상은 끌고 가겠다"며 이상열에게 마음껏 던지라는 주문을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힘좋은 두산의 타자들이 얕봤을까.
이상열은 4회말 2사후 4번 김동주에게 솔로홈런을 내줄때까지 한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직구 최고시속은 144㎞였고 심광호와 함께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투구가 돋보였다.
결과는 5이닝 5안타 3실점으로 96년 데뷔후 첫 선발승.
덕분에 팀은 4연패에서 벗어났으니 값을 따지자면 천금짜리 승리다.
한화벤치는 믿는게 있었겠지만 참 모를게 야구다.
[ 잠실＝신보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