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룡]'개그맨 아닌 연기자로 인정받을 것'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5시 50분
이제는 `개그맨 임하룡'이 아니라 `배우 임하룡'이다.
일본영화 `하나비'의 감독겸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가 일본에서 인기있는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임하룡은 자신이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로 평가받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임하룡의 야심작은 `얼굴'（신승수감독_신승수프로덕션 제작）.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공모 당선작인 `우순경'을 정반대로 뒤집어 각색한 이 영화에서 임하룡이 맡은 역할은 전과 5범의 비열한 건달 고형석이란 인물.
작은 마을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을 위해 일해주는 댓가로 이 마을에서만큼은 건달이 아닌, 오히려 마을을 지켜주는（?） 영웅으로 군림하는 인물이다.
임하룡은 영화 속에서 `개그'나 `코미디'를 전혀 하지 않는다. 욕망으로 이글거리는 눈빛, 야비한 웃음,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등 임하룡의 외모에서는 단 한군데도 선량한 기운이 없다.
여주인공（전진아）을 강간하고, 사기와 폭행을 일삼는 고형석이란 인물을 임하룡은 소름돋도록 열연해냈다는 평.
연기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조재현과 연기 맞대결을 펼칠 때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는 게 제작스태프들의 전언.
실제로 영화가 완성돼 출연진과 스태프끼리 자체시사회를 가졌을 때, 신 감독은 무엇보다도 임하룡의 완벽 변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임하룡씨. 다음 작품도 같이 합시다."
내심 임하룡도 만족스러웠다는 고백. "10년 넘게 들어온 `젊은 오빠' 소릴, 이젠 졸업할 수 있게 됐구나"하면서.
지금 임하룡의 바람은 "어서 빨리 극장에서 개봉돼 연기자로 인정받는 것"이며, 그래서 차기작의 출연섭외를 받는 것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