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점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29일 14시 34분
"손님이 한 사람도 없어요. 지난 20일 이순신장군 묘소 훼손사건이 터진 이후로는 손님 구경하기 힘들어요."
29일 중구 문창동 H철학관에서 만난 황모씨(여．48)는 1주일이 넘도록 손님의 발길이 뜸하자 맥이 빠진듯 했다.
지난 95년 심하게 무병을 앓은 뒤 무당이 됐다는 황씨는 지난 5년 동안 이렇게 손님이 없기는 처음이라며 요즘은 뉴스를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친구가 이런 얘기도 하더라구요. 너도 묘지에 칼 꽂느냐구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손님이 많기로 소문 난 중구 은행동 C철학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하루 20여명 이상의 손님이 찾는다는 이 철학관도 하루에 1∼2명의 손님도 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철학관 주인 이모씨(49)는 "올 들어 개업을 하려는 손님들이 꽤 많이 찾아왔는데 이순신장군 묘소 훼손사건 이후로는 손님을 받은 적이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태조 능과 퇴계 이황선생 묘소에도 식칼과 쇠말뚝을 꽂았다는 보도가 있었으니 앞으로 몇달 동안은 손님의 발길이 끊길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