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 그가 부르면 트로트도 시가 된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5시 17분
"제가 원래 `트로트과'잖아요."
박상민의 새노래 `사랑한 자의 부탁'은 그가 불러왔던 록발라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흔히 말하는 한국적 멜로디가 진하게 깔렸다. 이참에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중년팬까지 아울러 명실공히 `국민가수'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에서일까.
"예전부터 이런 풍의 노래를 불러보고 싶었어요. 간섭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 내키는 대로 해본 거죠."
아닌게 아니라 최근 내놓은 6집 `폭풍'은 박상민에겐 시험대다.
그간 몸담고 있던 기획사에서 독립해 데뷔 6년만에 직접 제작한 첫작품이다. 곡선정에서부터 녹음, 믹싱에 이르기까지 신경쓸 일이 어찌나 많던지.
타이틀곡으로 올린 `사랑한 자의 부탁'은 통기타 반주에 실린 박상민의 꺼끌한 목소리가 처연한 노래다. 통기타 반주 외 별다른 포장은 없다. 가창력에 자신감이 없다면 하기 힘든 시도다.
역시 한국적인 멜로디가 귀에 익숙한 R&B풍의 `신'도 박상민의 노래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곡.
뉴웨이브풍으로 리메이크한 고(故) 김현식의 `그대 외로워지면', 무기 시리즈의 완결판 `무기여 다시 한번', 라틴 하우스 `두려운 고백' 등 13곡을 묵직하게 실었다.
지난해 악관절 장애로 후반기 공연을 모두 취소해야 했던 박상민은 다음달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연강홀 공연에서 그 빚을 갚기로 마음먹었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턱이 하염없이 부어올라 얼음을 대고 있어야 하는 상태. 오는 7월엔 미국 샌디에이고에 건너가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