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졸다가 돈벼락 맞아서 '졸부'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5시 04분



장기판의 `졸'(卒)이 그렇듯 `졸'로 시작하는 것들은 별 볼일이 없다.

`졸병', `졸자', `졸장부', `졸속행정', `졸다가 분필을 맞은 학교 시절'….

그러나 가장 형편없는 `졸'자는 `졸부' 아닐까?

졸부(猝富). 자고 나니까 유명해졌더라가 아닌, 졸고 나서 돈 벼락을 맞은 부자를 이름이다.

돈이 많다는 것은 자랑이면 자랑이지 나쁜 일은 아닌데, 어느날 갑자기 부자가 된 졸부들은 대개 돈만큼 인격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야그.

－한국의 대표적인 졸부 한 명이 아니 한 개가 미국에 갔단다.

그는 품위있게 놀려고 애썼다. 우선 카네기홀에 가서 베를린 어쩌구 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갔다.

한참 음악이 흐르고 있는데 이 졸부 손을 번쩍 들면서 "헤이, 웨이러!"하지 않는가. 놀란 직원이 달려 오고, 그는 수표 한장 꺼내들며 말했다.

"여기 신청곡 하나 받으라구, 에…배도변 선상의 운명!"

직원 "지금 베토벤의 운명이 연주되고 있는데요."

졸부 "아, 그래? 한번 더 하라고 그래. 앙코르!"

만화식 표현이라면 이 때 그 직원은 뒤로 발라당 자빠진다.

그 졸부가 이번에는 미국서도 최고급 주택가인 베벌리 힐즈로 갔다.

미국 중개사 "원초적 본능은 보셨겠죠? 이 집이 바로 샤론 스톤이 살던 집입니다."

졸부 "그녀가 쓰던 물건도 있나요?"

중개사 "그럼요! 이것이 그녀가 R몸으로 자던 물침댑니다. 저곳은 맨몸으로 샤워를 했던 곳이구요."

졸부, 몹시 구미가 당긴다는 표정이다.

"혹시 샤론 스톤이 쓰던 가지(!)나 바나나(!), 오이(!) 같은 것은 없나요?"

그러나 미국인 중개사는 약간 눈치가 없었던 모양이지.

"아, 이 냉장고에 바로 샤론 스톤이 채소같은 걸 넣어 뒀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