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선수대신 '도우미'로 참가 구슬땀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4시 11분
99서울월드컵사격 환영연이 열린 22일 오후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선수가 아닌 통역요원으로 변신한 사격스타 이은철（31．한국통신）이 국제사격계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최영서 한국선수단장과 정광영 대표감독 등을 각국 임원들에게 소개하고 베셀라 레체바（불가리아） 등 스타들과도 반갑게 포옹한다.
그는 23일 태릉국제사격장에서 공기소총 경기가 벌어질 때에도 사선을 오가면서 외국선수들을 친절하게 안내했다.
국제행사에서 그가 이처럼 바쁜 것은 유창한 영어솜씨 때문.
이은철은 미국에서 대학교（텍사스주 루스런대학 컴퓨터공학과）를 마친데다 84년 LA올림픽 이후 해마다 3차례 이상 국제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국제 사격계 인사와 선수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노르웨이의 스텐바그 해럴드는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소구경복사 3자세에서 이은철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던 선수지만 그 인연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은철은 국내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이번 대회 출전자격은 얻지 못했지만 그 대신 장외서 맹활약하는 셈.
그의 꿈은 지도자생활을 거쳐 국제적인 스포츠행정가로 뛰는 것.
한국사격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인재도 나와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84년 LA 올림픽때 17세의 어린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이은철이 이제 국제적인 인사로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격계의 시선은 더없이 밝았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