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투수왕국' 마운드 긴급 구조조정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삐그덕거리던 현대 선발마운드가 긴급 구조조정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됐다.
자타가 인정하는 `투수왕국' 현대의 발걸음은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걸림돌에 흔들렸다.
제2선발 정명원은 갑작스런 구위 하락으로 지난해 방어율 왕（1.86）의 위세가 무색해졌고, 신인왕 김수경과 제5선발 최원호는 컨트롤 난조로 제 발등을 찍었다.
위재영의 선발합류가 약간 늦어진 것도 정상운영이 이뤄지지 못했던 요인.
시즌개막 20일, 숨가쁜 `넣고 빼기'를 거듭한 끝에 새 틀을 짜기에 이르렀다.
우선 제1선발은 듬직한 정민태가 그대로 맡는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정민태는 최근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악전고투하면서도 특유의 노련미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제2선발.
이제 고졸 2년생인 김수경이 정민태의 뒤를 잇는 `넘버 2'로 서열이 올라섰다.
초반 2경기에서 제구력 불안으로 승리를 올리지 못했던 김수경은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지난 16일 LG전을 고비로 제자리를 찾았다.
대신 지난해 제2선발을 지켰던 팀내 최고참 정명원은 4순위로 밀려났다.
제3선발은 98시즌과 마찬가지로 위재영의 몫.
겨우내 허리재활을 마치고 지난 17일 처음으로 등판한 위재영은 기대했던 대로 위력적인 공을 뿌려대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듬뿍 받았다.
위재영의 가세는 초반 위태롭던 현대 마운드에 천군만마와 같은 힘으로 다른 투수들에게도 동반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정민태－김수경－위재영－정명원－최원호.
이름은 그대로지만 순서가 재조정된 현대 선발진에 서서히 가속도가 붙고 있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