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중간-마무리 연투 특급소방수 진가 발휘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삼성 임창용（23）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는 바람에 갈피를 잡지 못했던 임창용은 팀이 안정을 찾는 것에 맞춰 서서히 특급소방수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팀이 치룬 13경기중 7경기에 출전해 2구원승 1세이브（1패）.
구원승이 세이브보다 많다는 것은 그가 등판할 때의 상황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팽팽한 승부가 많아 스코어에 상관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셋업맨처럼 3이닝을 던지고 다른 투수에게 `마무리 바통'을 넘겨준 경우도 2차례나 있다.
연전연투를 하다보니 지난 17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아예 불펜 근처에도 나타나지 않고 쉬었다.
김봉근투수코치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전력이 차츰 나아지기 때문에 정상적인 등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잦은 등판에 대해 불평 한마디 없다.
어차피 구원투수는 위기에서 등판하는 만큼 벤치의 지시에 따를 뿐이라고 말한다.
특히 사상 첫 50세이브포인트 달성을 위해서는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괜찮다는 반응이다.
경쟁자들에 비해 성적은 뒤쳐졌지만 구위와 구질은 여전히 최고다.
최고시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가 건재하고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져나가는 변화구는 타자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이제 임창용에게는 `등판＝구원성공'이라는 등식을 세우는 일만 남았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