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삼성 '살 떨리는' 체중 벌금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4시 48분
`1㎏에 50만원.'
어떤 갈비집이나 횟집을 가도 이렇게 비싼 메뉴는 없다.
하지만 수원 삼성의 김동광 감독은 "이것도 싸게 해준 것"이란다.
정신이 번쩍 드는 삼성의 메가톤급 벌금 제도 얘기다.
김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노는 동안 체중이 불어난 사람은 1㎏당 벌금 5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설마 하던 선수들은 휴가 전날인 지난 17일 김감독이 체중계를 갖다놓고 "한명씩 올라서라"고 하자 비로소 사태가 `장난이 아님'을 직감했다.
김감독은 저울 눈금을 직접 확인하면서 오는 5월31일 훈련을 재개할 때 발부할 `벌금고지서'의 근거를 만들어 뒀다.
"매일 동네 뒷산만 오르내려도 벌금 낼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김감독이 눈을 부라리자 모두들 묵묵부답.
운동을 쉬면 몸이 금방 부는 체질들은 벌써부터 초긴장 상태다.
20일 모 신문사의 시상식에 참석한 김감독은 문경은을 보고는 "며칠이나 놀았다고 벌써 얼굴이 사각형으로 변해가는구만"하고는 뜻모를 미소를 흘렸다.
문경은은 "아버지와 저녁 약속이 있다"면서 뷔페 음식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빠져나갔다.
삼성 관계자들은 벌금 걱정을 안해도 될 사람은 기껏해야 주희정 뿐일 것으로 예상한다.
원래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다 잠시도 놀지 않고 부지런을 떨기 때문이란다.
김감독의 벌금제도가 선수들을 얼마나 `살 떨리게' 만들지 충분히 상상이 간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