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상훈] 롯데전 147km 직구위력 '제5선발 좋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9일 14시 01분
삼성 마운드에 봄바람이 분다.
김진웅을 제외하곤 선발진에 신선한 인물이 없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삼성이었다.
그러나 등잔밑이 어둡다고 훈풍의 진원지는 정말 지척에 있었다. 올해로 꼭 10년째인 이상훈（28）.
해마다 기대주로 꼽히면서도 한번도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그저 그런 선수.
박충식 김상엽의 부상공백으로 올해는 틀림없이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또다시 `경험부족'을 이유로 막판에 허리로 돌아섰다.
기회도 안주고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상훈은 그저 빙긋이 웃었다. 웃음의 의미는 이내 드러났다.
지난 18일 부산 롯데전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때를 만났다.
삼성이 비록 연장전에서 패했지만 97년 9월28일 광주 해태전 이후 2년여만에 선발로 나선 이상훈의 발굴은 승리 이상의 값진 수확이었다.
최고시속 147㎞의 위력적인 직구와 포크볼, 체인지업 등 그동안 아껴두었던 다양한 구질들을 한보따리 풀어놓았다.
내용도 좋아 7회 3점을 내줄 때까지 3안타 무실점.
이 경기를 계기로 이상훈에 대한 대접은 달라졌다.
당장 조계현 박동희 중 한명과 자리를 바꿔 선발과 중간을 겸직하는 제5선발로 뛸 예정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벤치에서는 이상훈이 5승 이상은 해낼 것으로 자신한다.
일리있는 전망이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