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LG천보성감독 '펠릭스 딜레마'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14시 10분
지난 14일 인천 현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LG 천보성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타율 3푼8리（26타수 1안타）의 펠릭스를 4번에서 빼지 않겠다는 것.
일본 야구잡지 `슈칸（週刊） 베이스볼'에 실린 `히로시마가 강한 이유'라는 글까지 인용했다.
"제 아무리 4번이라고 하더라도 300타석중 200타석은 안 맞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그 시점이 시즌초에 다가온 것 뿐이다."
펠릭스는 천감독의 마음을 아는지 1－3인 9회초 마무리 조규제로부터 큼직한 중월 1점홈런을 뽑아내며 30연타석 무안타 행진에서 발을 뺐다.
그러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번에는 우익수 수비가 큰 문제로 드러났다.
2회말에는 조명탑 불빛 속에 타구가 들어갔다며 현대 김경기의 평범한 플라이성 타구를 2루타로 둔갑시키더니, 9회에는 2번 이명수의 직선 처리 타구를 판단 실수로 놓쳤다.
결국 LG는 펠릭스의 수비가 화근이 돼 3대4로 졌다.
경기를 마치고 덕아웃에서 빠져 나가는 천감독의 얼굴은 그야말로 사색.
방망이가 안 맞을 때도 침착했던 펠릭스는 이날밤 만큼은 씩씩대며 어디론가 뛰쳐나갔다.
펠릭스 수비는 시범경기때부터 여러차례 지적돼 왔었다.
이번에는 펠릭스의 수비가 제대로 될 때까지 천감독이 또 기다려야 하는 건가.
`산 넘어 산'이란 말이 꼭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인천＝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