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재팬] 선동열 - 동갑내기 다이호 투혼에 박수�
기사입력 1999년 04월 13일 14시 12분
지난 11일（일요일）의 한신전은 기억에 남을만한 짜릿한 승부였다.
쉽게 경기가 끝날줄 알고 있다가 막판인 8회말 3－3 동점이 됐을때는 "다시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조금 흥분이 되기도 했다.
10회 연장전서 두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켰을때의 기분은 마무리 투수만이 느낄수 있는 희열일지 모른다.
한신전이 인상적이었던 또하나의 이유는 한신 타자 다이호（大豊） 때문이다.
8회말 대타로 나가 2점짜리 동점 홈런을 때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주인공이다.
36세로 동갑내기인 다이호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깊다.
지난 95년 제2회 한일슈퍼게임때 처음으로 만났고, 한신으로 이적하기 전인 97년말까지 2년여 동안 주니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가장 힘든때였던 지난 96년 일본진출 첫 해에는 가끔씩 나를 위로해주기도 했다.
대만 출신으로서 같은 이방인일뿐더러 서글서글한 외모에 걸맞게 성격이 좋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다이호의 명성은 여전하다.
지난 94년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고, 슬럼프였다는 작년에도 21개의 홈런을 쳤다.
작년 타선의 힘 부족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센트럴리그 우승을 놓칠때는 다이호의 얼굴이 이따금씩 떠오르기도 했다.
비록 우리팀을 애먹이긴 했지만 일본에서의 첫 친구나 다름없는 다이호의 노장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4월 13일, 나고야의 집에서]
